끄라비는 성인 기준 입장료 300바트로 (한화 14,000원 정도)입장할 수 있는 태국 남부의 섬 여행지입니다. 푸켓이나 피피섬과 함께 묶어서 방문하기 좋다는 말을 듣고 찾아갔는데, 저는 솔직히 베트남 스노쿨링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걸 체감했습니다. 재미있었지만 아쉬움도 남는 찐 후기 올려 봅니다.

## 끄라비 스노쿨링, 투명도와 해양생태계가 핵심
일반적으로 동남아 바다는 다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제 경험상 끄라비의 수중 가시거리(underwater visibility)는 확연히 달랐습니다. 여기서 수중 가시거리란 물속에서 사물을 육안으로 식별할 수 있는 최대 거리를 의미하는데, 끄라비는 평균 15~20m 수준으로 다른 동남아 해역보다 월등히 높습니다.
저희는 포다섬 인근에서 스노쿨링을 진행했는데, 바닷속이 훤히 들여다보일 정도로 투명했습니다. 베트남 나트랑에서 스노쿨링을 해봤을 때는 물이 약간 흐려서 아쉬웠던 기억이 있는데, 끄라비는 산호초 보호구역(coral reef conservation zone)으로 지정된 곳이 많아 물 관리가 철저하게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여기서 산호초 보호구역이란 특정 해역의 해양 생태계를 보존하기 위해 정부가 법적으로 지정한 구역을 말합니다.
끄라비 주변에는 30개가 넘는 섬들이 분포해 있고, 각 섬마다 서식하는 열대어 종류도 다릅니다. 저희가 만난 어종만 해도 다음과 같았습니다.
- 클라운피시(흰동가리)
- 파랑돔 무리
- 나비고기
- 앵무고기
이 정도 다양성을 한 번에 볼 수 있는 곳은 태국 내에서도 끄라비와 시밀란 제도 정도라고 현지 가이드가 귀띔해줬습니다. 돈이 전혀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고, 특히 산호초 군락지를 지나갈 때는 수중 카메라를 놓을 수가 없었습니다.
다만 현지 가이드의 태도는 조금 아쉬웠습니다. 안전 교육은 재치 있는 한국어로 재미있게 진행했지만, 막상 바다에 들어가고 나니 휴대폰만 들여다보고 있더군요. 저희 일행 중 아이들이 있었는데 좀 더 적극적으로 케어해줬으면 팁도 넉넉히 챙겨줬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아오낭비치와 물가, 생각보다 비싼 현실
끄라비에서 가장 번화한 곳은 아오낭 비치(Ao Nang Beach) 일대입니다. 이곳은 카르스트 지형(karst topography)의 석회암 절벽들이 해안선을 따라 늘어서 있어 독특한 풍경을 자랑합니다. 여기서 카르스트 지형이란 석회암이 빗물과 지하수에 의해 침식되어 만들어진 지형으로, 끄라비의 바위산들이 대표적입니다.
저는 아오낭 비치에서 선셋을 보며 맥주 한 잔을 기울였는데, 생각보다 물가가 비싸서 놀랐습니다. 태국은 동남아 여행지 중에서도 물가가 저렴한 편이라는 인식이 있지만, 실제로 가보니 끄라비는 관광지 프리미엄이 꽤 붙어 있었습니다. 해변가 레스토랑에서 간단한 팟타이 한 접시가 200바트(약 7,500원), 생맥주 한 잔이 150바트(약 5,600원) 수준이었으니까요.
불교 국가 특유의 사원 풍경도 곳곳에서 마주쳤습니다. 저는 기독교인이라 그런지 황금색 불상과 사원 건축물들이 썩 편하게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개인적인 종교관의 차이겠지만, 이런 부분은 여행 전에 미리 알고 가면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놀이 안전 수칙을 지키지 않는 일부 관광객들도 눈에 거슬렸습니다. 구명조끼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거나, 금지 구역에 들어가려는 사람들을 보면서 불쾌했지만 여행자의 마음으로 너그럽게 이해하려고 애썼습니다. 현지 가이드들이 조금만 더 적극적으로 통제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습니다.
마무리
끄라비는 분명 아름다운 곳입니다. 수중 생태계의 다양성과 투명한 바닷물, 이국적인 절벽 풍경은 다른 곳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장점입니다. 다만 예상보다 높은 물가와 현지 가이드의 소극적인 관광객 케어는 개선되었으면 하는 부분입니다. 다음에는 패키지 투어보다 가족끼리 자유여행으로 다시 찾아가고 싶습니다. 아직 끝나지 않은 겨울에 여름을 미리 경험한 기분이었고,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여행이었습니다.